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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블랙코미디'를 좋아하게 되었을까?생각.일상 2019. 5. 7. 07:30블랙코미디는 간단하게 말해서 그냥 말하면 어두운 소재들을 재미있게 풍자하는 것이다. 내가 블랙코미디를 처음 본 건 '왕의 남자' 라는 영화에서 였다. 그때는 블랙코미디보단 그냥 풍자라고 불렀다. 왕의남자에서 '남사당패'라는 광대가 궁궐에 들어와, 왕 앞에서 탐관오리를 풍자하는 연극을 한다. 근데 그 부분은 그저 웃을 수 있다기 보다는 조금 무섭다. 특히 왕이 광대 앞에 나와서 '받아주십시오~' 라고 하는 장면은 보고있는 나까지 식은땀이 흐르는 장면이다.
그로부터 얼마뒤 해외에서는 빌 버, 국내에서는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쇼, 최신유행프로그램을 즐겨봤던것 같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곳에 숨겨진 블랙코미디도 재밌어 하는 편이다.
나는 원래 웃긴 것을 좋아했다. 근데 옛날에는 순수하게 웃기기만 한 장난같은 개그를 좋아했다면, 요즘은 웃기면서도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심지어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않고 그저 웃고 싶을때도 블랙코미디를 본다. 뭐랄까...그냥 개그는 너무 장난같다고 해야하나. 마치 누군가 내 등을 툭치면서 등에 테이프를 붙인다던가, 내 옆사람에게 '바보~!'라고 외치고는 도망가는 것을 보는 느낌이다. 그게 그냥 재밌기도 하지만, 어이없어서 웃긴 것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코미디는 그렇지 않았다. 일단 코미디언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 나랑 공감되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진지하게 듣다가 웃긴 상황이 나오면 웃는다. 내가 본 블랙코미디의 웃긴 상황은 두가지였는데, 그 상황을 웃기게 비꼬아서(?) 생각한걸 말하거나, 그 개그에 나오는 당사자를 흉내내면서 말할 때가 웃기다. 그리고 그 상황이 개그맨이 만들어낸게 아니라 사실일때가 제일 웃긴다. 공감되면서도 웃기고, 내가 싫어하는 부분을 웃기게 표현했다는 점이 좋다. 이렇게 적고보니 그냥 웃긴게 아니라 통쾌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계속 보다보면, '저런 불편한 소재를 그렇게 웃기게 표현할수가 있지? 정말 천재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와중에 뼈있는 명언까지 남기면서 말이다.
요즘 블랙코미디의 나오는 소재는 우리가 알기 어려운 것이 아닌, 직장, 남녀, 성형등등 주변에서 흔히 볼수있는 소재가 나온다. 그렇기에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면 나도 저런 일이 있었지 라고 공감하거나, 때로는 그런 일을 당하는 상대방의 기분을 알게 되서, 반성을 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블랙코미디를 좋아한다. 자주 보기도 하고 봤던 것을 다시보기도 한다. 한번쯤 누군가에게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물어보기도 한다. 그러면 웃는 사람도 있고, 공감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꽤 흔하게 널려있어서 안 본 사람이 없을것 같지만, 그래도 한 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생각.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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