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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슈머, 나는 왜 요리를 하지 않는가.생각.일상 2019. 5. 8. 06:30
최근에 편의점 레시피를 찾다가 모디슈머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모디슈머(modisumer)라는 말은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라는 말이 합쳐져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평범한 음식 2개를 섞어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뜻하는데, 가장 빛을 발했던 것이 짜파구리, 불닭게티같은 라면이라고 한다. 나같은 경우에도 즉석식품을 내맘대로 조합해서 괴식을 만들어내는 편이다. 하지만 맛있다. 진짜다. 이유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기에는 시간도 없고 귀찮지만, 색다른 음식을 먹고싶은 욕망은 있기 때문이다.
모디슈머는 어느순간부터 TV와 SNS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편의점 음식을 사서 이렇게 섞어먹으면 더 맛있다는 의미 정도 였는데, 그런 음식들이 인기를 끄니, 편의점 레시피의 재료가 유독 많이 팔리게 되고, 이제는 기업에서 모디슈머의 레시피를 이용한 상품을 내기도 했다. 내가 알고 있는것 중에 대표적인 것은 불닭볶음면인데, 처음에 불닭볶음면만 출시되었는데 사람들이 그걸로 여러가지를 만들어서 SNS에 올리니, 제조사인 삼양식품은 치즈, 까르보, 짜장 불닭볶음면을 내놓고 요즘은 소스에 만두에 볶음밥까지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직접 만든 것보다 저렴한 만큼, 맛도 약간은 저렴하다. 그래도 라면 2개를 섞어먹는 고생보다는 훨씬 나았다.
간혹 저렴한 것에 만족하지 못해서 좀 더 재료를 넣어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그러면 맛있지만, 재료를 너무 많이 고르면 사먹는 것 이상으로 비싸지기도 한다. 그럴 바엔 직접 요리를 해먹는게 나을까 고민을 하는데, 막상 해먹으려니 재료를 손질하는데 드는 시간과, 요리하고 나서 정리하기가 귀찮고, 음식물 쓰레기도 따로 내놓아야 한다. 가뜩이나 힘들게 일하고 와서 퇴근하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쓰려니 몸이 안 따라주는 것이다. 차라리 음식을 섞어서 데우는 동안 다른거에 신경쓰는게 편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있다. 직접 요리를 해먹는게 내 입맛에도 맞고, 그 재료를 손질해서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나중에 다시 요리할 수 있게 뒷정리를 하는 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는 걸 말이다. 귀찮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하다는걸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퇴근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면서 편의점에 들러서 즉석식품을 보고있으면 이것만 있으면 요리를 안 해도 된다는 유혹을 받는다.
물론 모디슈머 중에서도 요리재료를 손질해서 넣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입맛을 잘 알고있는 것 같아서 부러울때가 많다. 자신이 만든 음식이라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건지, 아니면 정말로 맛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도 적당히 편한 음식을 섞어먹는 것이 아닌 진정한 나의 레시피를 찾고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노력을 해야겠지...혹시 요리를 정말 못하거나 바빠서가 아닌 단지 귀찮아서 안하는 나같은 사람이라면 그런 것을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적어본다.'생각.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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