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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그 중에서 손수건을 들고다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예전에 인턴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거기서 벤은 항상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한다. “남에게 빌려주기 위해 갖고 다니는 것”이라며 “예의 바른 시대의 마지막 흔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손수건이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선뜻 자신의 손수건을 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손수건은 그 외에도 다양한 용도가 있었다. 첫번째로 손수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손수건으로 손을 닦는 것이다. 내생각엔 손수건이라는 이름은 손을 닦는 수건이라는 의미보단 손에 들어갈 만큼 작은 수건이라는 의미일것이다. 어쨋든 손을 닦을때 쓸수있는 수건이지만, 요즘은 손을 닦을만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핸드드라이어나 키친타올같은 질감의 일회용티슈가 있다. 이걸 페이퍼타올이라고 부르기도 하더라... 그리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그냥 손을 툭툭 털거나, 옷에 닦는 사람도 있다. 나도 타올이 없는 곳에 가면 가끔 그러고 다니는데 손이 생각보다 빨리 말라서 크게 불편하지 않다.
그리고 두번째 용도로는 벤치같은곳에 손수건을 깔고 앉는 것이다. 이 일은 막 데이트를 시작했던 시절에 상대방이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별 생각이 없었으나, 지금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수 있었을까? 싶다. 실용성을 떠나서 그걸 해주려는 마음이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건물 안에 의자가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카페도 저렴한 곳은 1500원정도 하는 가격에 장소를 빌릴 수 있고, 더 싸게 앉을곳을 찾는다면,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저렴한 메뉴를 주문할수도 있다.
세번째는 애기엄마들이 가지고다니는 손수건이다. 나는 애기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입이나 코, 손을 닦는등 다양한 용도라고 한다. 실제로 출산선물로 가제손수건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아기항균티슈도 손수건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옛날 중세 말기에는 원래 머리장식이었던 손수건을 손에 들고다녔다고 한다. 나중에는 레이스, 보석등을 장식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사치품의 일종이었다. 그리고 그런 장식들이 없는 손수건을 냅킨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보면 사람들이 손수건을 들고다니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같다. 때로는 남의 눈물을 닦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하지만, 나로서는 눈물만 닦아주기 보다는 많이 친하다면 옷에 눈물이 묻는 한이 있어도 안아주는게 효과가 좋아보인다. 만약 안 친하다면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정도도 괜찮아보인다... 손수건의 더이상 예의의 상징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런이유들 때문인것 같다. 그렇다고 꼭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대의 손수건은 실용적인 물품보다는 상징적인 물품이라는 의미가 강하다는 생각이다.'생각.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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